시티 오브 갓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 ‘시다지 지 데우스(City of God)’, 즉 ‘신의 도시’였습니다. 이름과는 정반대로 이곳은 신에게 버림받은 듯 총과 마약, 폭력이 일상을 지배하는 무법지대였습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소년 ‘부스카페’는 갱스터가 되기보다는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그의 눈은 총구가 아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담고자 했습니다.
영화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약 20년에 걸쳐, 부스카페와 그의 동네 친구 ‘제 페케누’의 엇갈린 운명을 따라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잔혹함을 보였던 제 페케누는 무자비한 폭력으로 경쟁 조직을 하나씩 제거하며 도시의 마약 사업을 독점했고, 빈민가 전체를 공포로 물들였습니다. 그 시간 동안 부스카페는 위험한 거리에서 한 발짝 떨어져, 렌즈를 통해 친구들의 비극적인 삶과 도시의 참상을 묵묵히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제 페케누의 끝없는 탐욕과 광기는 결국 도시 전체를 거대한 전쟁터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폭력은 선량했던 사람들마저 복수를 위해 총을 들게 만들었고, ‘신의 도시’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모든 비극의 한가운데서 부스카페는 목숨을 걸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는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역사의 증인이자, 위험천만한 특종의 주인공이 되어갔습니다.
잘된 것
이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강렬한 인상은 단연코 생생한 에너지였습니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 닭 한 마리를 쫓아 골목을 질주하는 갱단과 그들을 포착하는 부스카페의 카메라가 교차하는 장면은 이후 펼쳐질 2시간의 혼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명장면이었습니다. 감독은 핸드헬드 촬영과 현란할 정도로 빠른 교차 편집, 그리고 남미의 태양처럼 강렬한 색감을 활용해 마치 잘 짜인 극영화가 아닌, 거리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을 포착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압도적인 현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폭력은 미화되지 않았고, 삶은 필터 없이 날것 그대로 스크린에 펼쳐졌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리얼리즘을 완성하는 핵심이었습니다. 대부분 실제 빈민가 출신의 비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한 선택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특히 도시를 피로 물들이는 악당 제 페케누와 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들의 광기 어린 눈빛은 연기라기보다 실제 삶의 일부를 떼어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인공 부스카페 역의 알렉상드르 로드리게스 역시, 공포와 연민, 그리고 예술가적 열망이 뒤섞인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이 이 지옥도를 따라갈 수 있는 유일한 감정적 끈이 되어주었습니다.
아쉬운 것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속도감과 에너지는 동시에 단점으로도 작용했습니다. 20년의 세월을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압축하면서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퇴장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물들의 서사는 파편적으로 느껴졌고, 관객이 특정 캐릭터에게 감정적으로 깊이 몰입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개인의 비극보다는 ‘신의 도시’라는 공간 전체가 겪는 거대한 폭력의 순환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영화가 끝난 뒤 남는 것은 개별 인물에 대한 연민보다는 숨 막히는 현실에 대한 압도감과 약간의 거리감이었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알렉상드르 로드리게스 (Alexandre Rodrigues) — 부스카페 (사진작가를 꿈꾸며 지옥 같은 현실을 기록하는 화자)
- 레안드루 피르미누 (Leandro Firmino) — 제 페케누 (무자비한 폭력성으로 도시를 장악해나가는 갱스터)
- 펠리피 하겐센 (Phellipe Haagensen) — 베네 (제 페케누의 의리 있는 파트너이자 잠시나마 평화를 가져오는 인물)
- 더글라스 실바 (Douglas Silva) — 다지뉴 (제 페케누의 아역, 어린 나이부터 드러나는 극단적 잔혹함)
- 세우 조르지 (Seu Jorge) — 마네 갈리냐 (선량한 시민이었으나 갱단 전쟁에 휘말려 복수에 나서는 인물)
감독
-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 전작으로 콘스탄트 가드너, 눈먼 자들의 도시, 두 교황 등을 연출했습니다. 다큐멘터리 기법과 감각적인 편집으로 사회 문제를 스타일리시하게 담아내는 데 탁월한 감독입니다.
이런 분께 추천
- 날것의 에너지로 가득 찬 스타일리시한 범죄 영화를 찾으시는 분
- 갱스터 장르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으신 분
- 다소 폭력적이고 정신없이 빠른 전개를 감당할 수 있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9.2 / 10 — 신에게 버림받은 도시에서, 영화는 신의 눈이 되어 모든 것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