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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Review

베어 | 지옥 같은 주방에서 피어난 가장 뜨거운 위로

출시일 2022년 6월 23일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장르 드라마, 코미디
감독 크리스토퍼 스토러
회차 / 러닝타임 시즌 1 (8회), 시즌 2 (10회), 시즌 3 (10회)
제작 FX Productions

베어

베어
© 디즈니플러스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뉴욕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명성을 떨치던 천재 셰프 카르멘 “카미” 베르자토(제레미 앨런 화이트)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고향 시카고로 돌아왔습니다. 형 마이클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가 운영하던 낡은 이탈리안 샌드위치 가게 ‘더 오리지널 비프 오브 시카고랜드’를 유산으로 남긴 것입니다. 가게는 형의 흔적으로 가득했지만, 동시에 막대한 빚과 비위생적인 주방, 구시대적 시스템이라는 절망적인 현실도 함께였습니다.

카미는 형의 가게를 살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주방에서 익힌 ‘브리가드’ 시스템을 도입해 가게를 혁신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시도는 시작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죽은 형의 절친이자 가게의 실질적인 매니저였던 리치(에본 모스-바크라크)는 카미의 모든 변화에 사사건건 반발했고, 오랫동안 주방을 지켜온 고참 직원들 역시 새로운 리더를 불신했습니다.

이 혼돈의 주방에 재능 있는 젊은 수셰프 시드니(아요 에데비리)가 합류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시드니는 카미의 비전을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이었지만, 그의 불안정한 내면과 기존 직원들의 텃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습니다. 카미는 주방을 통제하고 메뉴를 개발하는 동시에, 형의 죽음이 남긴 트라우마와 가족의 묵은 상처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드라마는 단순히 망해가는 식당을 살리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울리는 주문 벨, 터져 나오는 욕설, 날카로운 칼과 뜨거운 기름이 오가는 주방이라는 전쟁터 속에서, 상처 입은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날것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잘된 것

이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단연코 주방이라는 공간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재현해낸 극사실적인 연출이었습니다. 쉴 새 없이 흔들리는 핸드헬드 카메라와 빠른 호흡의 편집, 여러 인물의 대사가 한꺼번에 겹쳐 들리는 음향 설계는 시청자를 혼돈의 주방 한복판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Yes, Chef!”를 외치는 고함과 재료를 다듬는 소리, 조리 기구의 소음이 뒤섞인 공간의 압박감은 화면 너머까지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제레미 앨런 화이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재능 이면에 깊은 불안과 슬픔을 간직한 ‘카미’를 완벽하게 체화했습니다. 그의 떨리는 손과 공허한 눈빛은 대사 없이도 캐릭터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에본 모스-바크라크가 연기한 ‘리치’와 아요 에데비리의 ‘시드니’를 비롯한 모든 조연 배우들은 각자의 서사를 가진 입체적인 인물을 구축하며 환상적인 앙상블을 만들어냈습니다.

무엇보다 <베어>는 요리 드라마의 외피를 쓴 깊이 있는 성장 드라마였습니다. 음식은 인물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매개체로 기능했습니다. 트라우마, 애도, 직업적 소명,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들의 연대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주방이라는 치열한 공간을 통해 풀어낸 방식은 탁월했습니다. 각 인물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나아가는 순간들은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묵직한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아쉬운 것

보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 떠오른 건 시즌 1의 7화, 20분 가까이 이어지는 원테이크 장면에서 폭발 직전까지 치닫는 주방의 혼돈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기술적으로는 경이로웠지만, 동시에 시청자를 소진시키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동반했습니다. <베어>의 가장 큰 장점인 현장감과 긴박감은 때로 시청자에게 상당한 감정적 에너지를 요구했습니다. 인물들이 겪는 불안과 압박이 여과 없이 전달되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버거운 작품이었습니다.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잠시 멈춰 서는 순간들이 조금 더 있었다면,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여정이 한결 수월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제레미 앨런 화이트 (Jeremy Allen White) — 카르멘 “카미” 베르자토 (뉴욕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출신의 천재 셰프) / 드라마 쉐임리스(Shameless)의 ‘립 갤러거’ 역으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 에본 모스-바크라크 (Ebon Moss-Bachrach) — 리처드 “리치” 제리모비치 (가게의 실질적 매니저이자 죽은 형의 절친)
  • 아요 에데비리 (Ayo Edebiri) — 시드니 아다무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더 비프’에 합류한 젊은 수셰프)
  • 라이오넬 보이스 (Lionel Boyce) — 마커스 브룩스 (제빵에 대한 열정으로 제과 셰프로 성장하는 인물)
  • 라이자 콜론-자야스 (Liza Colón-Zayas) — 티나 (카미의 개혁에 반발하지만 점차 마음을 여는 주방의 터줏대감)

감독

  • 크리스토퍼 스토러 (Christopher Storer) — 실제 주방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 넘치는 연출과 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포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실제 주방을 엿보는 듯한 극사실주의 드라마를 즐기시는 분
  • 불완전한 인물들이 서로 부딪히며 성장하는 이야기에 감동받는 분
  • 높은 긴장감과 빠른 호흡의 연출을 선호하시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8 / 10 — 지옥 같은 주방에서 건져 올린, 날것 그대로의 성장과 위로.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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