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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Review

듄 | 거대한 서사의 서막, 인내심을 시험하는 장엄함

출시일
2021년 10월 20일
플랫폼
쿠팡플레이
장르
SF, 어드벤처, 드라마
감독
드니 빌뇌브
회차 / 러닝타임
155분
제작
Legendary Pictures, Villeneuve Films, Warner Bros.

듄
© 쿠팡플레이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때는 서기 10191년, 인류가 우주 곳곳에 흩어져 봉건적인 체제 아래 살아가는 시대. 우주에서 가장 귀하고 중요한 자원은 ‘스파이스 멜란지’라 불리는 물질이었습니다.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초광속 항해를 가능케 하는 이 물질은 오직 척박한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서만 생산됐습니다. 이 때문에 아라키스의 통치권은 곧 우주 전체의 패권을 의미했습니다.

파디샤 황제는 기존에 아라키스를 통치하던 잔혹한 하코넨 가문을 철수시키고, 고결한 명성을 지닌 아트레이드 가문에게 통치권을 이양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아트레이드 가문의 수장 레토 공작(오스카 아이삭)은 이것이 교묘한 함정임을 직감했지만, 황제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가문의 후계자인 아들 폴(티모시 샬라메)과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아내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를 비롯한 가신들과 함께 아라키스로 향했습니다.

폴은 오래전부터 꿈속에서 아라키스의 사막과 한 프레멘 여인(젠데이아)을 봐왔습니다. 어머니 제시카는 아들이 전설 속 구원자 ‘퀴사츠 해더락’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그를 훈련시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라키스로의 이주는 황제와 하코넨 가문이 공모한 거대한 계략이었습니다. 하코넨의 기습적인 침공으로 위대했던 아트레이드 가문은 하룻밤 사이에 멸망하고, 폴과 제시카는 간신히 목숨만 건져 끝없는 사막으로 도망쳤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잃은 폴은 자신을 죽이려는 하코넨과 거대한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의 위협 속에서 생존해야만 했습니다. 사막의 원주민 ‘프레멘’을 만나게 된 그는 꿈에서 보았던 예언과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무게를 마주하며, 가문의 복수와 아라키스의 해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어야 했습니다. 영화는 이 거대한 서사의 시작점을 묵직하게 담아냈습니다.

잘된 것

드니 빌뇌브 감독은 스크린이라는 매체가 선사할 수 있는 시청각적 경험의 최대치를 보여줬습니다. 광활한 사막의 풍광, 행성을 집어삼킬 듯 거대한 우주선의 위용, 모래 밑에서 움직이는 거대 생명체의 존재감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경외심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한스 짐머의 음악은 전통적인 영화 음악의 문법을 파괴했습니다. 귀를 때리는 이질적인 사운드와 심장을 울리는 육중한 저음은 영화의 신비롭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며 관객을 아라키스 행성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은 방대하고 복잡한 세계관으로 인해 영상화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수많은 설정과 인물들의 관계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이미지와 분위기로 세계관을 설득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가문의 문장, 의복의 질감, 건축물의 양식 등 미장센의 모든 요소가 각 세력의 역사와 문화를 함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덕분에 관객은 자연스럽게 이 낯선 우주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압도적인 스케일에 묻히지 않고 제 몫을 다했습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유약한 귀공자에서 고뇌하는 예언자로 변모해가는 폴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레베카 퍼거슨은 아들을 지키려는 모성과 종교적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베네 게세리트로서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오스카 아이삭이 연기한 레토 공작은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고결한 지도자의 품격을 완벽하게 체현하며 이야기의 비극성을 더했습니다.

아쉬운 것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진입장벽은 이것이 ‘파트 1’이라는 점입니다. 영화는 기승전결의 완결된 구조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전쟁의 서막을 알리고, 주인공이 각성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막을 내립니다. 때문에 15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내내 인물과 세계관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고, 서사적 쾌감이나 폭발적인 액션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장면만 꼽으라면 단연 폴이 고통을 감내하는 ‘곰 자바’ 시험 장면이었습니다. 인물의 내적 갈등과 운명의 무게를 대사 없이 오직 표정과 편집만으로 응축해낸 이 장면은, 영화 전체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런 밀도 높은 연출과 별개로, 몇몇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던컨 아이다호나 조슈 브롤린의 거니 할렉 같은 인물들은 인상적인 등장을 보여줬지만, 기능적인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마케팅에서 주요 인물처럼 보였던 젠데이아의 챠니는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등장해 본격적인 활약을 다음 편으로 미뤘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티모시 샬라메 (Timothée Chalamet) — 폴 아트레이드 (아트레이드 가문의 후계자로, 예언의 인물로 지목되는 소년) / 대표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작은 아씨들
  • 레베카 퍼거슨 (Rebecca Ferguson) — 레이디 제시카 (폴의 어머니이자 신비한 능력을 지닌 ‘베네 게세리트’의 일원) / 대표작: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 오스카 아이삭 (Oscar Isaac) — 레토 아트레이드 공작 (폴의 아버지이자 아트레이드 가문의 수장) / 대표작: 인사이드 르윈,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
  • 제이슨 모모아 (Jason Momoa) — 던컨 아이다호 (아트레이드 가문의 충직한 검술 마스터) / 대표작: 아쿠아맨, 왕좌의 게임
  • 젠데이아 (Zendaya) — 챠니 (아라키스의 원주민 ‘프레멘’이자 폴의 꿈에 나타나는 여인) / 대표작: 스파이더맨 시리즈, 유포리아

감독

  • 드니 빌뇌브 (Denis Villeneuve) — 묵직한 주제를 압도적인 영상미와 웅장한 사운드로 구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감독. 전작으로 컨택트(Arrival),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을 통해 현시대 SF 장르의 거장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압도적인 영상미와 사운드를 극장에서 체험하듯 즐기고 싶으신 분
  • 방대한 세계관을 다루는 정통 SF 서사를 좋아하시는 분
  • 드니 빌뇌브 감독의 묵직하고 철학적인 연출 스타일을 선호하시는 분
  • 속편을 기다릴 인내심을 갖고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을 함께하고 싶으신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1 / 10 — 스크린이 선사할 수 있는 가장 장엄한 체험,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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