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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아

Review

유포리아 | Z세대의 불안을 담은 현란한 거울, 그 눈부심과 공허함

출시일 2019년 6월 16일
플랫폼 웨이브
장르 하이틴 드라마, 성장 드라마
감독 샘 레빈슨
회차 / 러닝타임 시즌 1 (8회)
제작 A24, The Reasonable Bunch, Little Lamb, DreamCrew, Tedy Productions

유포리아

유포리아
© 웨이브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이야기는 마약 재활 시설에서 막 퇴소한 17세 소녀 ‘루 베넷'(젠데이아)의 시선으로 시작됐습니다. 세상에 대한 냉소와 공허함으로 가득 찬 루는 퇴소하자마자 다시 마약에 손을 댔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위태로운 일상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새로 이사 온 트랜스젠더 소녀 ‘줄스 본'(헌터 셰이퍼)을 만나면서 루의 잿빛 세상에 처음으로 색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줄스는 루에게 단순한 친구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루는 그녀를 통해 난생처음 희망과 안정감을 맛봤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루와 줄스의 관계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는 주변 인물들의 삶을 깊숙이 파고들며 Z세대가 마주한 혼란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미식축구 선수지만 뒤틀린 성적 강박과 분노 조절 문제에 시달리는 ‘네이트 제이콥스'(제이콥 엘로디), 그의 연인으로서 자신감 넘치는 태도 뒤에 불안정한 관계에 대한 집착을 숨긴 ‘매디 페레즈'(알렉사 데미), 그리고 자신의 연애사 때문에 원치 않는 평판에 시달리며 자존감이 무너진 ‘캐시 하워드'(시드니 스위니)까지.

이들은 각자의 비밀과 상처를 안고 소셜 미디어, 섹스, 마약, 폭력, 정체성 혼란이 뒤엉킨 현실을 위태롭게 통과했습니다. 드라마는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기보다, 각 인물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심리를 해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들의 선택과 행동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관계의 그물을 엮어 나갔고, 그 과정에서 10대들의 불안과 욕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잘된 것

<유포리아>의 가장 큰 성취는 단연 압도적인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이었습니다. 네온사인 조명과 보라색, 파란색이 뒤섞인 몽환적인 색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워크는 Z세대의 혼란스러운 내면 풍경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단순한 하이틴 드라마의 외피를 넘어, 한 편의 긴 뮤직비디오 혹은 예술 영화를 보는 듯한 미학적 쾌감을 안겼습니다.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강렬한 인상은 단연 시각적 연출이었습니다. 특히 축제 장면에서 회전목마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배경 속 루와 줄스의 모습은, 황홀경과 추락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10대 시절의 감정을 한 폭의 그림처럼 압축해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스타일리시한 연출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강렬한 생명력을 발산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루’를 연기한 젠데이아의 연기는 경이로운 수준이었습니다. 마약에 취해 공허한 눈빛부터 줄스를 향한 애틋한 감정, 금단 증상으로 고통받는 처절한 모습까지,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도 폭발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 스타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했으며, 2020년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연소 여우주연상 수상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헌터 셰이퍼, 제이콥 엘로디, 시드니 스위니 등 다른 젊은 배우들 역시 각자의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 극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아쉬운 것

하지만 이 모든 현란함이 때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습니다. 드라마는 마약, 섹스,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필터 없이 전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는 10대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그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 이야기의 본질보다 시각적 충격에만 집중한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극적인 묘사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충격보다는 피로감을 안겼고, 스타일이 서사를 압도하는 순간들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또한, 루를 중심으로 한 서사의 흡입력은 뛰어났지만, 몇몇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파편적으로 다뤄져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각 회차가 특정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는 구성을 취했지만, 일부 캐릭터의 서사는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다음 이야기로 성급하게 넘어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캐릭터에게 공평하게 감정을 이입하기는 어려웠고, 이야기의 균형감이 다소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젠데이아 (Zendaya) — 루 베넷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10대 소녀이자 극의 화자) / 스파이더맨 시리즈, 듄
  • 헌터 셰이퍼 (Hunter Schafer) — 줄스 본 (마을에 새로 이사 온 트랜스젠더 소녀로 루의 삶에 큰 영향을 줌) /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 제이콥 엘로디 (Jacob Elordi) — 네이트 제이콥스 (분노 조절 문제와 성적 강박을 숨긴 미식축구 선수) / 키싱 부스, 솔트번
  • 시드니 스위니 (Sydney Sweeney) — 캐시 하워드 (자신의 연애사로 인해 원치 않는 평판에 시달리는 학생) / 화이트 로투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 알렉사 데미 (Alexa Demie) — 매디 페레즈 (네이트의 여자친구로, 자신감 넘치지만 불안정한 관계에 얽매여 있음) / 미드 90

감독

  • 샘 레빈슨 — 어쌔신 걸스, 맬컴과 마리 등을 연출한 감독. 10대들의 불안과 정체성을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비주얼로 담아내는 데 탁월하지만, 때로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양면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선호하시는 분
  • 10대들의 어둡고 현실적인 이면을 다룬 작품에 관심 있으신 분
  • 젠데이아의 인생 연기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
  • A24 스튜디오의 작품 색깔을 좋아하시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2 / 10 — 스타일이 곧 메시지가 된 시대의 자화상, 그러나 그 화려함이 모든 것을 가리지는 못했다.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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