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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Review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 예술이 된 애니메이션, 그러나 미완의 교향곡

출시일 2023-06-21
플랫폼 쿠팡플레이
장르 애니메이션, 액션, SF
감독 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스, 저스틴 K. 톰슨
회차 / 러닝타임 140분
제작 Sony Pictures Animation, Marvel Entertainment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 쿠팡플레이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전편의 사건 이후, 마일스 모랄레스는 브루클린의 단 하나뿐인 스파이더맨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영웅으로서의 삶과 평범한 10대 소년의 삶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고, 부모님에게 정체를 숨기는 일은 점점 더 버거워졌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차원의 친구들과 헤어진 뒤 느끼는 외로움은 그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우먼, 그웬 스테이시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웬을 따라 도착한 멀티버스 세상은 마일스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모여 멀티버스의 붕괴를 막는 거대한 조직, ‘스파이더 소사이어티’가 존재했습니다. 조직의 리더인 미겔 오하라, 즉 스파이더맨 2099는 멀티버스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스파이더맨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 ‘캐논 이벤트(Canon Event)’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 없이는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습니다.

문제는 마일스 자신에게 닥칠 캐논 이벤트가 바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미겔의 강요에 마일스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모두를 구할 수 있다”고 외치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로 결심했고, 이 선택은 그를 스파이더 소사이어티 전체의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마일스는 수백 명의 스파이더맨들에게 쫓기며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영웅의 의미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처절한 싸움에 내몰렸습니다.

여기에 차원을 넘나드는 빌런 ‘스팟’의 위협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됐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악당으로 보였던 스팟은 마일스의 탄생과 깊숙이 얽힌 존재였고, 그의 힘이 커질수록 멀티버스 전체의 존립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영화는 마일스가 자신을 쫓는 동료들과 세상을 파괴하려는 빌런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숨 가쁘게 따라가며, 다음 편을 향한 거대한 서막을 열어젖혔습니다.

잘된 것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도달할 수 있는 시각적 표현의 극한을 다시 한번 경신했습니다. 전편이 ‘움직이는 코믹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면, 이번엔 ‘움직이는 미술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웬의 세상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번지는 수채화처럼 그려졌고, 스파이더 펑크의 세계는 거친 콜라주와 펑크 록 잡지처럼 표현됐습니다. 뭄바튼(뭄바이+맨해튼)의 현란한 색채와 역동적인 구도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뿜어냈습니다. 각기 다른 차원의 개성을 뚜렷한 화풍으로 구현해 낸 시각적 성취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눈만 즐거운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서사는 전편보다 훨씬 깊고 무거워졌습니다. ‘정해진 운명’과 ‘개인의 선택’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10대 소년 마일스의 성장통과 결부시켜 설득력 있게 풀어냈습니다. 모든 스파이더맨은 비극을 겪어야 한다는 미겔의 주장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의 오랜 숙명을 대변했고, 이에 맞서는 마일스의 저항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신세대의 외침처럼 들렸습니다. 선과 악의 대결을 넘어, 신념과 신념이 충돌하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 점은 이 영화를 단순한 히어로물을 넘어선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캐릭터의 활용 또한 훌륭했습니다. 마일스는 더 이상 어리숙한 신참이 아닌,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세상과 맞서는 주체적인 영웅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웬 스테이시는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자신만의 서사를 가진 또 다른 주인공으로 격상됐고, 피터 B. 파커는 아빠가 되어 한층 성숙해진 멘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파이더 펑크 ‘호비 브라운’과 긍정 에너지 넘치는 인도 스파이더맨 ‘파비트르 프라바카르’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아쉬운 것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이 영화가 명백한 ‘1부’라는 점입니다. 모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 이야기는 예고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는 잘 만든 시리즈의 다음 편을 기다리는 기대감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하나의 완결된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거대한 예고편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엄청난 시각적, 감정적 에너지를 쏟아부은 뒤 허탈함과 함께 극장을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사의 밀도는 높았지만, 그 자체로 완결된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시각 정보와 방대한 세계관 설명은 일부 관객에게는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스파이더 소사이어티 본부에서 ‘캐논 이벤트’에 대한 설정이 장황하게 설명되는 중반부는 다소 숨이 막혔습니다. 한 장면만 꼽으라면 단연 수백 명의 스파이더맨에게 쫓기던 마일스의 탈주 장면이었습니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현란한 웹스윙과 각기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들은 경이로움과 동시에 일종의 시각적 피로감을 안겨줬는데, 이는 영화 전체의 장점이자 단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야심이 때로는 과잉으로 느껴졌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샤메익 무어 (Shameik Moore) — 마일스 모랄레스 / 스파이더맨 (브루클린의 유일한 스파이더맨이자 멀티버스의 운명을 바꿀 열쇠를 쥔 주인공)
  • 헤일리 스테인펠드 (Hailee Steinfeld) — 그웬 스테이시 / 스파이더우먼 (자신의 세계에서 고뇌하며 마일스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또 다른 주인공)
  • 오스카 아이삭 (Oscar Isaac) — 미겔 오하라 / 스파이더맨 2099 (멀티버스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정한 리더가 된 인물)
  • 제이크 존슨 (Jake Johnson) — 피터 B. 파커 / 스파이더맨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마일스의 멘토 역할을 이어가는 원조 스파이더맨)
  • 제이슨 슈왈츠먼 (Jason Schwartzman) — 조나단 온 / 스팟 (사소한 악당에서 멀티버스를 위협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메인 빌런)

감독

  • 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스, 저스틴 K. 톰슨 — 각기 다른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한 세 감독의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전편의 혁신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깊어진 서사와 압도적인 스케일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전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인생 영화로 꼽는 분
  •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신 분
  • 전형적인 히어로 서사를 넘어선 철학적 질문을 즐기시는 분
  • 이야기가 절정에서 끝나도 다음 편을 기다릴 자신이 있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7 / 10 — 시각적 황홀경의 정점, 그러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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