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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오브 어스

Review

라스트 오브 어스 | 게임 원작의 저주를 깬 걸작, 그러나 완벽하진 않았다

출시일 2023년 1월 16일
플랫폼 웨이브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드라마
감독 크레이그 메이진, 닐 드럭만
회차 / 러닝타임 9회
제작 Sony Pictures Television, PlayStation Productions, Naughty Dog, The Mighty Mint, Word Games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 웨이브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이야기는 정체불명의 동충하초 곰팡이(Cordyceps)가 인류를 덮쳐 문명이 붕괴한 지 20년이 흐른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졌습니다. 바이러스 창궐 초기에 딸을 잃는 끔찍한 비극을 겪은 ‘조엘'(페드로 파스칼)은 모든 희망을 잃고 군사 격리 구역에서 밀수꾼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냉소적이고 무감각한 생존자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의 삶은 텅 비었고, 오직 생존만이 유일한 목표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저항 단체 ‘파이어플라이’의 리더 ‘마린'(멀 댄드리지)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지닌 14세 소녀 ‘엘리'(벨라 램지)를 격리 구역 밖의 연구 시설로 안전하게 데려다 달라는 임무였습니다. 엘리는 인류를 구할 유일한 희망이었고, 조엘은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대가로 마지못해 이 위험한 여정을 수락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화물’ 운송 임무에 불과했던 여정은, 폐허가 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길고 험난한 생존기로 변모했습니다. 두 사람은 곰팡이에 감염되어 흉측하게 변해버린 감염자들과 마주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법과 질서가 무너진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타인을 약탈하고 해치는 더 위험한 존재, 즉 인간들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엘과 엘리는 단순한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를 넘어섰습니다.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찼던 조엘은 엘리에게서 잃어버린 딸의 모습을 보며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고, 거칠고 반항적이었던 엘리는 조엘에게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부성애와 보호를 느끼며 그를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여정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잘된 것

‘게임 원작 영상물은 실패한다’는 오랜 저주를 보기 좋게 깨부순 작품이었습니다. 원작 게임의 총괄 디렉터였던 닐 드럭만과 드라마 [체르노빌]로 사실적인 재난 묘사의 정점을 보여줬던 크레이그 메이진의 협업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원작의 정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영상 매체의 문법에 맞게 서사를 재구성하고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깊이 파고드는 각색은 원작 팬과 새로운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켰습니다.

페드로 파스칼과 벨라 램지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심장이었습니다. 페드로 파스칼은 딸을 잃은 아버지의 공허함과 죄책감, 그리고 엘리를 만나며 서서히 부성애를 회복해가는 조엘의 복합적인 내면을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만으로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벨라 램지 역시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욕설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 이면에 소녀다운 순수함과 상처를 간직한 엘리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감정적 교감은 이 드라마가 단순한 좀비물이 아닌,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임을 증명했습니다.

한 장면만 꼽으라면 단연 3화의 빌과 프랭크 서사를 들겠습니다. 원작에서는 단편적으로만 언급됐던 두 사람의 관계를 하나의 완전한 에피소드로 확장시켜, 종말의 세상 속에서도 피어난 사랑의 가치와 의미를 묵직하게 전달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히 아름다운 외전을 넘어, 앞으로 조엘이 엘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강력한 감정적 토대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탁월한 각색의 모범 사례로 남았습니다.

아쉬운 것

다만 액션의 비중이 원작 게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 중 하나였던 감염자들과의 긴박한 사투나 잠입 액션이 대폭 축소되고, 드라마는 인물 간의 감정 교류와 서사에 더 집중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로 인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특유의 스릴과 긴장감을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중반부의 전개가 다소 정적이고 느리게 느껴졌을 수 있습니다.

또한, 조엘과 엘리의 여정에 방점을 찍다 보니 일부 조연 캐릭터들의 활용이 다소 기능적으로 소모된 인상도 있었습니다. 매력적인 설정과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했지만, 주인공들의 서사를 위한 장치로 잠시 활용된 후 빠르게 퇴장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세계관의 깊이가 충분히 확장되지 못한 점은 옥에 티로 남았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페드로 파스칼 (Pedro Pascal) — 조엘 밀러 (딸을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냉소적인 생존자) / 대표작: 만달로리안, 왕좌의 게임
  • 벨라 램지 (Bella Ramsey) — 엘리 윌리엄스 (감염에 면역을 가진 14세 소녀, 인류의 마지막 희망) / 대표작: 왕좌의 게임
  • 가브리엘 루나 (Gabriel Luna) — 토미 밀러 (이상주의를 간직한 조엘의 전직 군인 동생)
  • 안나 토브 (Anna Torv) — 테스 (조엘의 동료 밀수꾼이자 강인한 생존자)
  • 멀 댄드리지 (Merle Dandridge) — 마린 (저항군 ‘파이어플라이’의 리더)

감독

  • 크레이그 메이진 (Craig Mazin) — HBO 드라마 체르노빌로 에미상과 골든글로브를 휩쓸며 극찬받은 각본가 겸 제작자.
  • 닐 드럭만 (Neil Druckmann) — 원작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언차티드 시리즈를 탄생시킨 핵심 개발자.

이런 분께 추천

  • 원작 게임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으신 분
  • 단순한 좀비 스릴러가 아닌, 깊이 있는 인간 드라마를 선호하시는 분
  •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 잘 만들어진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몰입하고 싶으신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8 / 10 — 게임 원작의 한계를 넘어,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 수작.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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