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겉보기엔 평범하기 그지없는 ‘언니네 국수’는 사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 온 악귀를 사냥하는 ‘카운터’들의 비밀 기지였습니다. 저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카운터들은 인간 세상에 숨어들어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하는 악귀들을 찾아내 소환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낮에는 국수를 말고, 밤에는 악귀를 잡는 이중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어린 시절 의문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한쪽 다리를 절게 된 고등학생 ‘소문'(조병규)은 평범하고 위축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코마 상태에 빠진 한 카운터의 영혼과 우연히 접속하면서 상상도 못 했던 강력한 힘을 얻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절던 다리가 낫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체 능력을 갖게 된 그는 카운터 팀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소문은 국수집 동료이자 베테랑 카운터인 가모탁(유준상), 도하나(김세정), 추매옥(염혜란)과 함께 훈련하며 점차 자신의 잠재력을 깨워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동료들과의 유대를 통해 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능력을 지닌 카운터로 성장했습니다. 악귀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소문은 자신의 부모님을 죽게 한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으며, 그 배후에 강력한 악귀와 부패한 권력자들이 얽혀 있다는 진실에 다가섰습니다.
이야기는 소문의 개인적인 복수와 카운터로서의 공적인 임무가 교차하며 확장되었습니다. 단순한 악귀 사냥을 넘어, 지역 사회를 좀먹는 거대한 부패 세력과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카운터들은 팀의 존폐를 건 위험한 싸움에 휘말렸습니다.
잘된 것
<경이로운 소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단연 ‘권선징악’이라는 고전적인 서사를 현대적인 히어로물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실의 법과 제도가 해결하지 못하는 악인들을 초월적인 힘으로 응징하는 카운터들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줬습니다. 특히 학교 폭력, 악덕 기업, 부패 정치인 등 현실의 부조리를 연상시키는 악당들을 통쾌하게 무너뜨리는 장면들은 ‘사이다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기에 충분했습니다.
각기 다른 사연과 능력을 지닌 캐릭터들의 조화 역시 돋보였습니다. 조병규는 평범한 소년에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소문’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고, 유준상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괴력의 ‘가모탁’을 완벽히 소화했습니다. 김세정은 시크한 외면 속에 상처를 감춘 ‘도하나’를 안정적으로 연기했으며, 염혜란은 팀의 엄마이자 유일한 치유 능력자인 ‘추매옥’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소문이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사용해 학교 폭력 가해자들에게 맞서는 순간이었습니다. 억눌렸던 주인공이 각성하는 전형적인 서사였지만, 그 통쾌함은 장르적 쾌감의 정수를 보여줬습니다.
아쉬운 것
초반의 폭발적인 기세와 달리,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이야기의 힘이 다소 풀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악귀 사냥이라는 핵심 설정에 지역 재개발을 둘러싼 정치 비리 스토리가 과도하게 엮이면서 장르적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이야기의 초점이 분산되고 전개의 속도감이 떨어졌습니다.
또한, 위기를 조장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능력 상실과 회복, 예상 가능한 위기의 반복은 초반부가 쌓아 올린 긴장감을 다소 무디게 만들었습니다. 원작 웹툰의 탄탄한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가져왔지만, 16부작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플롯의 밀도가 균일하게 유지되지 못한 인상이었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조병규 (Jo Byeong-kyu) — 소문 (우연한 사고로 카운터의 능력을 얻게 된 고등학생. 팀의 막내지만 전무후무한 잠재력을 지녔다) / [스토브리그], [SKY 캐슬]
- 유준상 (Yoo Jun-sang) — 가모탁 (전직 형사 출신의 카운터. 압도적인 괴력의 소유자이자 팀의 행동대장) / [넝쿨째 굴러온 당신], [풍문으로 들었소]
- 김세정 (Kim Se-jeong) — 도하나 (악귀를 감지하고 타인의 기억을 읽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카운터) / [사내맞선], [오늘의 웹툰]
- 염혜란 (Yeom Hye-ran) — 추매옥 (카운터들의 리더 격이자 유일한 치유 능력자. 팀의 정신적 지주) / [동백꽃 필 무렵], [더 글로리]
- 안석환 (Ahn Suk-hwan) — 최장물 (카운터들의 활동 자금을 대는 재력가. 대한민국 50대 부자) / [추노], [쾌걸춘향]
감독
- 유선동 — [뱀파이어 검사 시즌 2], [배드 앤 크레이지] 등을 만든 감독. 웹툰 원작의 판타지 설정을 속도감 있는 액션과 유머러스한 연출로 구현해 대중적인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답답한 현실을 잊게 할 통쾌한 ‘사이다’ 드라마를 찾으시는 분
-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보고 싶으신 분
-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가족처럼 뭉치는 팀플레이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7.8 / 10 —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따뜻한 가족애, 한국형 히어로물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