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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다섯 스물하나 | 빛나던 청춘의 기록, 그 끝에서 마주한 현실의 무게

    출시일
    2022년 2월 12일
    플랫폼
    넷플릭스
    장르
    청춘, 로맨스, 드라마
    감독
    정지현
    회차 / 러닝타임
    16회
    제작
    화앤담픽쳐스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 넷플릭스

    스물다섯 스물하나 공식 포스터
    © tvN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1998년, IMF 외환위기가 온 나라를 뒤덮었던 시절이 배경이었습니다. 세상은 희망보다 절망을 먼저 가르쳤고, 어른들은 꿈을 지키는 것보다 포기하는 법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이 잿빛 시대의 한가운데, 펜싱에 모든 것을 건 열여덟 소녀 나희도(김태리)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펜싱부마저 해체되는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쳤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유복한 도련님이었지만 집안의 몰락으로 한순간에 가장이 되어버린 스물둘 청년 백이진(남주혁)이 있었습니다.

    신문 배달을 하던 이진과, 그 신문을 받아보던 희도는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꿈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하지만 세상의 벽에 부딪히는 희도와, 꿈을 사치라 여기며 현실의 무게를 짊어진 이진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희도는 이진에게서 잃어버린 희망을 보았고, 이진은 희도를 통해 잊고 있던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이야기는 나희도의 라이벌이자 펜싱 금메달리스트 고유림(김지연), 90년대 인싸의 표본 문지웅(최현욱), 전교 1등 모범생이자 해적방송 DJ 지승완(이주명)까지, ‘태양고 5인방’의 우정과 성장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고민과 상처를 안고 있었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며 가장 빛나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함께 써 내려갔습니다. 드라마는 현재 시점에서 희도의 딸이 엄마의 옛 다이어리를 읽는다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아련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잘된 것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단연 시대적 배경의 완벽한 재현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보편적 공감대였습니다. 1998년이라는 특정 시점을 삐삐, PC통신, 만화책 ‘풀하우스’, 그리고 당시의 패션과 음악까지, 디테일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되살려냈습니다. 이는 3040 세대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흥미로운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소품 나열이 아니라, IMF라는 시대적 아픔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났던 청춘의 에너지를 담아냈기에 그 울림은 더욱 컸습니다.

    배우들의 호연은 이 드라마의 심장이었습니다. 특히 나희도 그 자체였던 김태리의 연기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좌절과 환희를 오가는 감정의 진폭을 꾸밈없이 표현하며, 사랑스럽고 단단한 청춘의 표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남주혁 역시 시대의 무게에 짓눌린 청년의 고뇌와 성숙함을 안정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무엇보다 ‘태양고 5인방’을 연기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호흡은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들의 우정 서사는 때로는 로맨스보다 더 큰 설렘과 위로를 안겨주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습니다.

    “너의 성장은 나의 기쁨이었고,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었어.”와 같은 대사들은 단순한 연애 감정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온 마음으로 응원하는 관계의 본질을 꿰뚫었습니다. 꿈, 우정, 사랑이라는 청춘의 보편적 가치를 아름다운 영상과 감성적인 대사로 풀어낸 각본과 연출의 힘은 이 드라마를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한 시대의 성장 드라마로 격상시켰습니다.

    아쉬운 것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이 드라마는 마지막 한 걸음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15회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감정선과 서사가 결말에 이르러 급작스럽게 방향을 틀면서 많은 시청자에게 허탈감을 안겼습니다. 이별의 과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했고, 현실적인 결말이라는 명분 아래 캐릭터들이 지켜왔던 관계의 깊이가 다소 가볍게 처리된 인상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유독 잊히지 않는 것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나희도와 백이진이 서로를 향해 소리치던 장면이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시대의 무게도, 미래의 불안도 없이 오직 서로의 존재만으로 빛났던 청춘의 가장 순수한 초상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단단해 보였던 이들의 서사가 맞이한 결말은 그래서 더욱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현재 시점의 이야기가 과거의 감동을 희석시키는 장치로 활용된 점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현재의 단편적인 모습들이 과거의 애틋했던 순간들을 추억하는 데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그 의미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잘 만든 성장 드라마 한 편이 마지막에 와서 용두사미의 전형으로 기억될 여지를 남긴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김태리 (Kim Tae-ri) — 나희도 (IMF로 팀이 해체될 위기에 놓인 고교 펜싱 유망주) / 영화 아가씨,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 남주혁 (Nam Joo-hyuk) — 백이진 (집안의 몰락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전직 도련님) / 드라마 눈이 부시게, 스타트업 등에서 청춘의 얼굴을 그려왔다.
    • 김지연(보나) (Kim Ji-yeon) — 고유림 (나희도의 라이벌이자 최연소 펜싱 금메달리스트) / 걸그룹 우주소녀의 멤버이자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배우.
    • 최현욱 (Choi Hyun-wook) — 문지웅 (1990년대 감성을 대변하는 태양고의 패셔니스타) / 드라마 라켓소년단, 약한영웅 Class 1으로 떠오른 신예.
    • 이주명 (Lee Joo-myung) — 지승완 (반항심을 숨긴 전교 1등이자 해적방송 DJ) / 개성 있는 마스크와 연기로 주목받는 배우.

    감독

    • 정지현 — 드라마 너는 나의 봄, 더 킹: 영원의 군주,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을 연출했다. 인물 간의 감정선을 세련된 영상미로 담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이런 분께 추천

    • 19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레트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
    • 가슴 뛰는 청춘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위로와 에너지를 얻고 싶으신 분
    •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앙상블과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 꽉 닫힌 해피엔딩보다 현실적인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를 선호하시는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8.3 / 10 — 가장 빛나는 시절의 기록, 그러나 끝내 가닿지 못한 마지막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