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NEXT OTT WATCH OTT 공개일 · 신작 · 플랫폼 허브
극한직업

Review

극한직업 | 웃음은 확실, 서사는 단순 — 그래도 성공한 상업영화의 정석

출시일 2019년 1월 23일
플랫폼 넷플릭스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이병헌
회차 / 러닝타임 111분
제작 어바웃필름, 영화사 해그림, CJ ENM

극한직업

극한직업
© 넷플릭스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실적 부진으로 해체 위기에 내몰린 마약반 5인방이 있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고상기 반장(류승룡)과 팀원들은 국제 범죄 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조직의 아지트 맞은편에 있는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영업을 하며 24시간 잠복 근무에 돌입하는 것이었다. 계획은 그럴듯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치킨집 그 자체였다. 파리만 날리던 가게에 손님을 끌기 위해 마지못해 닭을 튀기기 시작했는데, 수원왕갈비집 아들인 마봉팔 형사(진선규)의 숨겨진 재능이 폭발했다. 그가 개발한 ‘수원왕갈비통닭’이 대박을 터뜨리며 치킨집은 순식간에 SNS 맛집으로 등극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닭을 튀기고 양념을 버무리느라 정작 본업인 잠복과 수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갔다. 범인을 잡아야 할 형사들은 어느새 치킨집 사장님으로 더 유명해졌고,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프랜차이즈 제안까지 받게 됐다. 본업과 부업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마약반은 과연 범죄 조직을 소탕하고 형사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이 기상천외한 설정 위에서 쉴 틈 없는 웃음과 의외의 액션을 버무려냈다.

잘된 것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단연코 ‘웃음’ 그 자체에 있었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는 각본은 작위적인 상황 설정이나 억지스러운 슬랩스틱 대신, 리드미컬하게 치고받는 대사와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뽑아냈다. 불필요한 신파나 로맨스를 과감히 덜어내고 오직 코미디라는 장르적 쾌감에 집중한 전략은 영리했고, 결과적으로 1,600만 관객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주연 배우 5인의 연기 호흡은 완벽에 가까웠다. 짠내 나는 리더 류승룡, 거침없는 홍일점 이하늬, 엉뚱한 절대 미각의 진선규, 이성적인 원칙주의자 이동휘, 의욕만 넘치는 막내 공명까지, 누구 하나 튀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마치 잘 짜인 희극 한 편을 보는 듯한 안정감을 줬고, 관객이 이야기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아쉬운 것

코미디에 모든 것을 집중한 만큼, 수사극으로서의 장르적 긴장감이나 서사의 깊이는 다소 얕게 느껴졌다. 마약 조직의 수장인 이무배(신하균)와 테드 창(오정세) 캐릭터는 충분히 위협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지기보다는, 주인공들의 활약을 위한 기능적인 악역에 머물렀다. 때문에 후반부 액션 장면의 통쾌함은 있었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치밀한 두뇌 싸움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은 부족했다.

이야기의 구조 역시 단순한 편이었다. ‘위장 잠복 → 뜻밖의 대박 → 정체성 혼란 → 위기 → 소탕’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중반부 치킨집 운영에 대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면서 잠시 호흡이 늘어지는 구간도 존재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늦은 밤 지친 팀원들이 모여 앉아 고 반장이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광고 문구를 읊조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한마디는 영화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본업과 부업 사이에서 길을 잃은 이들의 페이소스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절묘한 지점이었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류승룡 (Ryu Seung-ryong) — 고상기 반장 (늘 실적에 쪼이지만 팀원들을 아끼는 짠내 나는 리더) / 대표작: 7번방의 선물, 명량
  • 이하늬 (Lee Ha-nee) — 장연수 형사 (필터링 없는 입담과 화끈한 액션을 자랑하는 마약반의 홍일점) / 대표작: 열혈사제, 원 더 우먼
  • 진선규 (Jin Seon-kyu) — 마봉팔 형사 (본인도 몰랐던 절대 미각으로 ‘수원왕갈비통닭’을 탄생시킨 인물) / 대표작: 범죄도시, 승리호
  • 이동휘 (Lee Dong-hwi) — 김영호 형사 (독보적인 정보력과 분석력을 지닌 마약반의 브레인) / 대표작: 응답하라 1988, 카지노
  • 공명 (Gong Myung) — 김재훈 형사 (의욕과 열정만은 국가대표급인 순수한 막내 형사) / 대표작: 멜로가 체질, 한산: 용의 출현

감독

  • 이병헌 — 맛깔나는 대사와 리드미컬한 연출로 ‘말맛 코미디’의 대가로 불리는 감독. 전작으로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멜로가 체질 등을 통해 특유의 유머 코드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웃고 싶은 코미디 영화를 찾으시는 분
  •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
  •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보고 싶으신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7.8 / 10 — 한국형 코믹 수사극의 성공 공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작성자: 실라스 (SILAS)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