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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Review

이태원 클라쓰 | 소신이라는 무기, 그 통쾌함과 아쉬운 뒷심

출시일 2020년 1월 31일
플랫폼 넷플릭스
장르 드라마
감독 김성윤
회차 / 러닝타임 16회
제작 쇼박스, 콘텐츠지음, 이태원클라쓰문화산업전문회사

이태원 클라쓰

이태원 클라쓰
© 넷플릭스

리뷰

어떤 이야기인가

드라마는 한 고등학생의 꺾이지 않는 소신에서 시작됐습니다.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국내 최대 요식업 그룹 ‘장가’의 망나니 아들 장근원(안보현)에게 주먹을 날렸습니다. 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그는 퇴학당했고, 그의 아버지는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장근원이 낸 뺑소니 사고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고, 분노에 찬 박새로이는 장근원을 폭행한 죄로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박새로이는 감옥에서 거대한 복수를 계획했습니다. 바로 ‘장가’를 무너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출소 후 그는 아버지의 원수 장대희(유재명) 회장이 군림하는 요식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첫 무대는 온갖 국적과 사연이 뒤섞인 이태원이었습니다. 그곳에 ‘단밤’이라는 작은 포차를 연 박새로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향한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곁에는 특별한 동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IQ 162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조이서(김다미)가 ‘단밤’의 매니저로 합류했고, 저마다의 상처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단밤’의 식구가 됐습니다. 이들은 박새로이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골리앗과도 같은 ‘장가’의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웠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히 작은 가게의 성공 신화를 넘어, 15년에 걸친 집요한 복수극의 연대기였습니다. 박새로이와 ‘단밤’ 크루는 ‘장가’의 끊임없는 방해와 압박 속에서도 소신을 지키며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새로이의 첫사랑이자 ‘장가’의 직원이 되어야 했던 오수아(권나라)와의 엇갈린 관계, 그리고 장대희 회장과의 팽팽한 대립이 극의 중심을 이끌었습니다.

잘된 것

이 작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원작 웹툰이 가진 핵심 메시지를 충실하고 강렬하게 영상으로 구현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신”, “패기”, “뚝심”으로 요약되는 박새로이라는 캐릭터는 불합리한 현실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대리 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줬습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처럼 보이는 싸움에서도 결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됐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캐릭터에 완벽한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박서준은 특유의 짧은 머리 스타일과 함께 우직하고 단단한 박새로이를 완벽하게 체화했습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 숨겨진 뜨거운 분노와 동료를 향한 따뜻한 신뢰는 극의 중심을 굳건히 잡았습니다. 절대악으로 군림한 장대희 회장 역의 유재명은 목소리 톤 하나, 미세한 표정 변화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는 괴물 같은 연기를 보여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조이서를 연기한 김다미의 에너지는 극에 활력을 더했습니다.

연출은 이태원이라는 공간의 ‘힙’한 분위기를 십분 활용해 젊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 과감하게 삽입된 OST는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압축한 장면은 단연 박새로이가 오수아에게 자신의 가치를 남이 정하게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가 작품 전체를 기억하게 만들었는데,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자기 확신과 존엄에 대한 이야기로 작품의 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것

초반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촘촘했던 서사는 중반부를 넘어서며 다소 힘을 잃었습니다. 15년에 걸친 복수라는 긴 시간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고, 인물 간의 로맨스가 주된 갈등을 희석시키는 인상을 줬습니다. 특히 박새로이, 조이서, 오수아의 삼각관계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기보다 때로는 전개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이 무너지는 지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요식업계의 대결’이라는 구도는 갑작스러운 납치극으로 전환되며 장르적 이질감을 낳았습니다. 이는 캐릭터와 서사가 유기적으로 만들어낸 클라이맥스가 아니라, 극적인 마무리를 위한 인위적인 장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철옹성 같던 장가와 장대희 회장이 무너지는 과정 역시 다소 급작스럽고 싱겁게 처리되어, 오랜 시간 달려온 복수의 끝에서 기대했던 묵직한 성취감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출연진 및 감독

출연진

  • 박서준 (Park Seo-joon) — 박새로이 (소신 하나로 불의에 맞서는 청년, 포차 ‘단밤’의 사장) / 쌈, 마이웨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로맨틱 코미디와 진지한 역할을 넘나드는 배우.
  • 김다미 (Kim Da-mi) — 조이서 (IQ 162의 천재 소시오패스, ‘단밤’의 매니저) / 영화 마녀로 강렬하게 데뷔,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 유재명 (Yoo Jae-myung) — 장대희 (요식업계 대기업 ‘장가’를 이끄는 권위적인 회장) / 비밀의 숲,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명품 연기를 선보인 배우.
  • 권나라 (Kwon Na-ra) — 오수아 (박새로이의 첫사랑이자 ‘장가’의 전략기획팀장) / 아이돌 그룹 헬로비너스 출신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통해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 안보현 (Ahn Bo-hyun) — 장근원 (‘장가’의 후계자이자 박새로이와 악연으로 얽힌 인물) / 이 작품을 통해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감독

  • 김성윤 — 구르미 그린 달빛, 연애의 발견 등을 연출했다.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구현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이런 분께 추천

  •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는 언더독의 성공 서사를 좋아하시는 분
  • 원작 웹툰의 감동을 영상으로 다시 느끼고 싶으신 분
  • 가슴 뻥 뚫리는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희망의 메시지를 원하시는 분
  • 박서준, 김다미, 유재명 등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시너지를 보고 싶으신 분

한 줄 결론

리뷰 점수 7.8 / 10 — 뜨거운 전반부의 기세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아쉬움, 그럼에도 소신 하나로 세상을 바꾸려던 청춘의 초상은 선명했다.

작성자: 실라스 (SI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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